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이 예년과 비교했을 때 사뭇 달라질 듯 싶다.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매번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하던 작가의 수가 올해는 단 한명으로 줄었기때문이다. 비엔날레의 최고의 꽃인 베니스의 한국관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그야말로 올림픽 경기장에 참가하는 국가대표를 뜻한다. 때로는 이 같은 상황이, 예술을 내세운 국가이데올로기적 정치 미술을 만든다는 우려높은 비판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일게다. 출전하는 선수들의 어깨는 무겁고 예술이란게 니가 좋다 나쁘다라고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한국관 작가선정 때는 그 주위가 언제나 씨끌벅적 해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작가선정은 커미셔너가 맡아서 한다. 제작년에는 김선정씨가 커미셔너로 한국작가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물론 이 전시 후에도 말은 많았다. 예를 들면, 작가단이 김선정씨파들이다, 내지는 작가들이 지나치게 많았다... 등등..
올해 비엔날레의 커미셔너는 이름만 들어도 파워가 좀 느껴진다. 솔직히 말해서, 이름은 별로 낯이 익지 않지만 리움삼성미술관이란 직책이 사뭇 나를 긴장시켰다. 한국 미술에 가장 큰 콜렉터이자 어쩌면 마음만 먹으면, 시장의 흐름을 좌지우지 할 수도 있을(?) '리움'의 실장이신 분이 꽤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작가는 단 한명, 이형구작가!!!
"이번엔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를 걸겠습니다. 엄선된 작가 1명의 작품을 통해 강렬한 시각적ㆍ지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밀 겁니다" 라는 말과 함께 승부수를 걸었다.
운좋게도 저번 여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아라리오 천안에서 열리는 이형구씨 전시를 방문할 수 있었다. 아라리오라는 간판이 그 지대 일대 큰 건물들 대부분에 마치 싸인 같이붙어있는 것에 좀 놀랍기도 했지만 진정 나를 놀래킨건 갤러리 건물에 붙은 인물조각이였다. 누구 작품이래? 이것저것 추축이 난무하다 아라리오 갤러리의 대표이신 씨킴(해외에서는 큰손, 한국의 콜렉터로 알려지신 분)의 것을 알고 도무지 갈팡질팡 예술을 어떻게 이해해야 옳은 건지 머리아파하며 아라리오 갤러리 안으로 들어섰다.
깔끔하고 높은 천장은 어느 외국갤러리 못지않았으며 이형구작가의 전시 디피 또한
많은 신경을 쓴 듯 싶었다. 저 위에 사진은 그의 초기 작품이고 그 당시 전시내용은 만화영화 캐릭터에서 따온 '아니마투스'시리즈가 선보였다. 마치 자연사박물관과 실험실 분위기로 연출시켰던 그의 전시는 올해 비엔날레에서 구작들과 함께 보여 줄 예정이라고 한다.이 글에서 작품의 평가는 뒤로 하고 비엔날레 오픈 후, 들릴 뒷이야기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 글은 작가 선정문제를 비평하려드는 것이 아니다. 전과 다르게 구색한 큐레이팅이 큰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끄적거리는 것이다. 올해는 좋은 작가평과 전시평이 들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글. moji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