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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기요시'에 해당하는 글(1)
2007.12.26   이명박대통령이 가꾸어 갈 문화환경에 대해 생각하며..


이명박대통령이 가꾸어 갈 문화환경에 대해 생각하며..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시마다 아쓰시 편저

마음의 꽃  미야자키 기요시

일찌기 유카와 히데키 박사는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모임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두 빌딩 사이에 잡풀이 무성한 공터가 있다고 합시다. 디자이너들은 그 곳에 신나는 놀이기구와 예쁜 베치를 설치해 공원으로 만들고 싶어하겠지요. 건축가들은 그 곳에 재미있는 모양의 건물을 짓고 싶어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 재주도 없는 저는, 전문가인 여러분과 달리 잡풀 무성한 공터 그대로 놔두자고 주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카와 박사의 이 문제 제기는 잡풀이 무성한 공터를 둘러싸고 다양한 구사을 짜낼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어떻게 하는 것이 더욱 인간적인가'에 주안점을 두고 구상할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유카와 박사는 잡풀이 무성한 공터를 그냥 놔둠으로써 놀이를 자유롭게 창조할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하고자 호소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는 '손질을 전혀 하지 않는 손질 방법도 있다'거나, '만들지 않는 것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는 철학을 호소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만들지 않는 것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는 지평까지 사고를 확대하여 디자인의 방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 만큼 '왜' 와 '무엇 때문에'를 더욱 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정치에 대해 잘 모른다. 경제는 더욱 내 맘을 어지럽게 만든다. 생각을 안하고 지내자니 어른스럽지 못한, 책임감 없는 행동같고 막상 그것들을 이해하려니 가슴이 답답해져 눈을 돌리게 된다. 대통령선거로 떠들석했던 2007년 연말이다. 다행인건지 무책임한건지 이번 선거에도 나는 저 멀리 런던에 있는 관계로 그 번잡함을 피해갈 수 있었다. 관심 반, 무관심 반, 그렇게 선거는 끝났고 벌써 크리스마스였다. 무슨 특별한 날이다 싶으면 왠일인지 모든 일들이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집중하려고 노력해도 하는 둥, 마는 둥 시간만 때우다가 하루가 지나가 버리는게 싫어져 읽기 편한 책 한권을 들었다.

일본디자이너들의 에세이나 인터뷰를 묶어 만든 책인데, 꽤 유익한 정보가 많다. 아니 정보라고 말하기보다는 삶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의 근본적인 질문에는 '생산'의 개념이 아닌 '의식'의 개념이 한층 짙게 깔려있어 머리로 이해하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구절이 많다. 어떻게 보면 일본의 자연친화주의나 낭만주의가 묻어 현실적이지 못한 글처럼 읽힐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인간주의에 매료되고 만다.  여러 글 등 중에서, 미야자키 기요시가 제기하는   '만들지 않는 것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는 지평까지의 사고는 내 가슴을 동요시킨다. 현대 자본주의시대에 '창작'과 '생산'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창작'이란 이름아래, 디자인과 예술이 그 뒤로 이름을 잇고 문화는 고귀해진다 . '생산'이란 어디까지난 변별력 없는 것이다.  무차별적인 '생산'에는 아름답고 추한 것, 그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생산'이란 개념 뒤에는 미야자키 기요시의 말처럼 철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만든다는 것'의 본질 안에는 적절한 '철학적 사유'가 필요한 것이다. 물건을 '물건'으로 바라보지 않는 사고, 생산품으로서가 아니라 (좀 유치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마음을 담은 그릇'처럼 느긋이 세상을 보는 것이 필요할 때다. 이른바 '물질현상의 세계는 가상의 세계이다. 참의 세계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하나의 상징이고, 그것이 아름답다고 보거나, 추하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라고 말한 야나기 무네요시의 말은 여기에 적절한 표현인 듯 싶다. 물질의 외형을 다듬어 가는데는 그것을 사유할 만한 마음이 자리잡혔을 때에 진정한 문화 속에 예술이 싹트고, 우리가 수백만번 되새기는 한국적인 '미'가 발현한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2008년 새대통령이 당선됐다. 앞에서 말했듯이 정치와 경제에 문외한인 내가 그를 비평할 만한 재주는 없다. 다만 개발이란 이름아래, 여전히 무언가를 '생산'하는데 급급한 모습이 아니기를 바란다.  '만들지 않는 것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라는 말을 단순히 개발하지 말아야 할 특수지역을 끝까지 사수하라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보존'한다는 의미보다는 '새것'을 만들면서 지닐 자세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같은 마음의 자세는 5년을 이끌어갈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녀야 할 자세인기도 하고 말이다.

글.moji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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