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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복원'에 해당하는 글(1)
2007.04.20   반할까, 반(反)할까 (펌글)


반할까, 반(反)할까 (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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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에 새로이 문을 연 상하이의 신천지는 상하이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석고문 이라는 건축기법을 그대로 적용하여 복원하였다.


반할까, 반(反)할까
[건축리뷰] 서울시 전통문화 유산 복원 계획을 보며

출처:http://www.culturenews.net/read.asp?title_up_code=003&title_down_code=002&area_code_num=100&article_num=7411



잠시, 간단한 단어로 언어 유희를 한번 해 보자.

반하다 : [동사] 『…에/에게』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에 마음이 홀린 것 같이 쏠리다. 1.[마음이 끌리다] fall in love with ≪a person≫; become(be) enamored of; take a fancy to: fall for 2.[감탄하다] be charmed; be fascinated by
반(反)하다 : [동사] 1. {주로 ‘반하여’ 꼴로 쓰여} 반대가 되다. 2. 남의 의견이나 규정 따위를 거스르거나 어기다. 1. be contrary to; be against; be opposite to; run counter to

왠 말장난인가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우리가 고른 두 단어는 발음만 같은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서로 관계가 있어 보인다. 서점에서 골라 든 눈에 쏙 들어오는 제목의 책이 머리말 만으로도 실망스러웠던 경험, ‘그래, 이거야!’ 하고 결제버튼을 누른 인터넷 쇼핑의 상품이 실제로는 옷장 한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는 경험, 주연배우의 유명세나 선호도에 따라 결정된 주말 영화표가 휴식 시간 낭비 증거표가 되어버린 경험. 한번씩은 가지고 있지 않는가? .

물론, 이런 일은 늘 일어 나는 일은 아니며, 그렇기에 우리는 때로 반하기만 할 수도 있고 ‘반(反)’ 하기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한번 선택해 보자. 반하기만 하는 사람과 반(反)하기만 하는 사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느 편에 서고 싶은가? 또 각자가 선택한 반하게 하는 것과 반(反)하게는 것의 특징은 어떠한가?

지난 1월부터 한 달여간 한 포털 사이트에서 우리시대 유명 인사들이 던지는 화두를 가지고 인터넷 사용자들의 답변을 모으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 중 필자의 주목을 끌었던 것은 서울의 관광객을 지금의 2.5배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라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질문과 그에 대한 네티즌들의 답변들, 그리고 그 답변을 현실화 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노력이었다.

주5일제의 확대 실시와 자기계발 및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서울을 관광하게 된 서울 시민들에게, 당신들이 경험한 서울을 말해보시오 라고 말한 셈. 더군다나 청계천의 고백의 벽 등으로 유명해진 서울시 정책신문고 성격의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옮겨 실현가능 여부까지 타진해보자는데 아니 반할 수 있겠는가!! 시민들의 답변 속에 드러나는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을 시작으로 혼자 상상하면 꿈이지만 모이면 현실이 된다는 조그마한 생각들을 모아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자는 것으로 해석해 볼 때 실로 박수 칠만 한 물음이다.

밤을 지새워도 모자랄 만큼 다양하고 많은 수의 답변들을 읽으며, 필자는 ‘그래 그렇지! 맞아! 서울 시민의 눈이 이렇게 정확하고 한 뜻을 품을 수 있단 말인가!‘하고 끄덕이며 감탄하였다. 대다수의 답변들이 서울은 600년 고도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현재는 그 발전속도가 초 단위를 넘어 빛의 단위만큼 빠른 도시라는 것을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 이들의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서울을 관광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 도시에 반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람들을 반하게 하기 위해 특별히 새로운 장소를 만들고 이를 채울 무엇인가를 추가하지 않아도 이 도시, 서울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복잡하고도 복잡하여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유흥문화의 중심 종로통 한가운데에 고서화로 장식된 인사동길이 나타나고, 남대문, 동대문 등 서울의 사대문은 몇 백 년을 그 자리에 서서 교통수단의 더딘 발달을 투정하고 있다. 삐죽삐죽 높이 들어찬 첨단 빌딩들 사이로 대왕마마께서 쉬고 계시는 이 도시, 이 도시를 사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이 도시에 반했던 그네들이 원하는 것은, 또 이 도시에 반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한번에 두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그릇, 바로 지금의 각 집합간 공통분모를 이끌어 내 달라는 것이다.

신천지


글을 시작 하며 생각해 본 언어 유희, 반 했던 것들에 반(反)하는 상황들을 다시 꺼내어 보자. 서울시는 민선 4기 출범과 함께 시 정비와 관련된 새로운 정책들을 속속들이 내어 놓았고 적극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광화문 네거리의 녹지 조성, 한강변 정비사업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한강 르네상스 시행, 문화관광벨트 조성을 위한 문화 유산 복원 등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어떤 정부에서도 내 놓지 못한 대규모 문화 정책들이며 시민들이 마음을 졸여가며 지켜보아 성공하도록 만들어야 할 정책들이다. 그러나 한가지 잊은 것이 있으니 이 잊음이 바로 반(反)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필자를 두렵게 한다.

서울시가 복원코자 하는 전통문화 유산들을 들여다보자. 성곽이나 궁, 유적지 등 그 속에 우리네 삶이 들어있어 몇 시간만 머물러 둘러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체험 이벤트라는 활동을 수반하지 않으면 그저 덩그러니 서있기만 한 공간에 우선을 두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전통문화를 가볍게 지나가는 곳에서 즐기는 일회성 이벤트로 넘겨지게 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아닐까? 세배 한번 해보기는 했는데 다음 번 설에도 초대된 한국인 이웃집에 가서 멋적게 꾸뻑 인사만 할 뿐이라면, 양식 문화를 갓 배운 아이가 레스토랑에서 포크 나이프 사용법을 적용해 보려 애쓰듯이 스스로 한번 되살려 볼 생각을 할 수 없다면. 이것이 진정한 전통문화의 알림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유럽의 고성들은 이를 개발하고 관광지화 하기 위해 수많은 보수비용을 들인다. 2000년에 새로이 문을 연 상하이의 신천지는 상하이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석고문 이라는 건축기법을 그대로 적용하여 복원하였다. 사람들은 이 곳을 멀리서 보고 말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이 곳에 자리한 공간에 들어가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숨을 쉰다. 신천지 바로 옆 대한민국 임시정부 자리에는 사람이 거주하며 그 유물을 간직하고 산다..우리 인사동도 그저 지나는 길이 아니라 전통을 간직한 유물들을 발견하고 가까이서 감상하고자 구매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단순히 많은 시간을 흘려 보낸 장소, 보기에만 화려한 장소가 전통이고 역사인 것은 아니다.현재 정해진 일부 대상들은 자칫 많은 비용을 들여 복원하였으나 목적을 잃어버린 박제가 되어 바라볼 수만 있는 무용지물이 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이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앞서 말한 포털 사이트를 찾아가 무수한 시민들이 내어 놓은 의견들을 하나씩 읽어보라. 남산 타워를 활성화 하여야 한다. 한옥마을을 활성화 하여야 한다. 현재 운행중인 시티투어버스를 활성화 하여야 한다 등등 오늘 발을 떼고 길을 나설 서울에 반한 사람들이 원하는 서울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보라. 시민이 원하는 우선순위가 오히려 장기 플랜으로써 임기 내에 관철시키지 못할 가능성을 열어둔 많은 프로젝트들로써 팔짱끼고 외면하며 ‘역시’라고 푸념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SOUL of ASIA, 서울시가 발표한 Hi Seoul의 sub slogan으로 SEOUL과 유사한 발음에 아시아 전통 위에 첨단의 문명이 어우러져 세계로 도약한다는 의미를 담아 서울을 널리 알리고자 한단다, 듣기도 좋고 발음하기도 좋고 의미도 좋다. 반해 보자 단순히 발음만 유사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전통을 담기 위한 그릇으로 서울이 도약하고자 한다는데 반해 보자. 그러나 그 믿음이 후에 반(反)하게 되지 않도록 반한 눈으로 관심있게 지켜보자. 그리하여 누구나가 이 도시에 반할 수 있도록 앞으로는 반하기만 하는 것의 특성에 서울 같은 도시가 기록될 수 있도록 말이다.


편집 : [태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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