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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아카시아밴드 영화(퍼온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민환기 감독
한국장편경쟁 부문
김민홍 송은지 그리고 요조
87분



1


친구랑 술을 마셨습니다. 간만에 친구랑 술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아무 말도 못하고 왔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정작 못하고 쉽게
취하지도 못하고 왔습니다.하지만 그 친구랑 술을 마셨기 때문에 위로가 됐습니다.





2

제가 이들에게 귀가 끌린 건 바로 송은지의 목소리 때문이었고
눈이 끌린 건 송은지 그녀의 눈 때문이었어요.
저런 눈을 본 적이 없지요.
처음 보는 눈이에요.
어딘가 고정된 시선은 내가 볼 수 없는 다른 것을 보고 있네요.

같이 있어도 다른 공간에 앉아 있는 여자의 느낌
그걸 쉽게 우수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가 찾는 투명한 슬픔이 있어요.
그걸 저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에 찾기도 하고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찾기도 하고
횔덜린의 시에서
에릭 로메르의 영화 속 여인에게서 찾기도 해요.

그런데 송은지의 목소리에는 그런 슬픔이 보여요.
아무도 모르는 투명한 슬픔


반면 민홍은 이상하게 밝아서 좋아요.
그렇다고 무작정 불이 켜지는 미소는 아닙니다.
그에게도 제가 모르는 그림자가 있겠지요.
하지만 크게 웃을 줄 알아요.
그리고 그는 이런 비교가 싫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도 얼굴을 봐서그런지-
글렌 한사드의 분위기가 풍겨요.
기타를 치는 모습도, 그의 감성도 왠지 글렌 한사드 풍의 남자 같습니다.


요조는 귀여운 소녀 마법사 같지요.
아침에 모닝 커피를 마시며 그녀의 음악 들으면
만사가 화창할 것 같은 착각이 들지요.
저는 이 다큐에서 그녀가 둘을 놓치 않았다는 게 소중했습니다.
그녀는 다른 길을 택했고
두 사람의 미움을 받았지만
놓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하고는 재미 없고 또 의미조차 없으니까요.
요조에게는 특히나 더 어려운 촬영이 아니었을까 해요.
아무래도 이 영화는 소규모아카시아 밴드의 영화니까요.
그들은 자신의 선택을 존중했고
서로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홍대에서 두 번 정도 소규모 아카시아밴드와 스쳐지나 가기도 했습니다.
민홍은 생각보다 더 키가 크더군요. 그들은 거리를 비교적 느리면서도 여유롭게
걸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이 거리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음악을 하는 건 뭘까요?
하면서도 왜 하는 게 아닌 걸까요?
왜 우리는 그 작은 감정들 때문에 힘들어 할까요?
갈수록 버려야 하는 게 많을까요?
감정에도 통과의례가 있는 것만 같습니다.



민환기 감독은 그들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어감처럼 거창한 기획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습니다. 콘서트 일정만을 따라가거나 음악을 창작하는 과정을
클로즈업 하거나 아티스트 고유의 매력을 포장해 주거나 음악관에 대해서도 질문
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들이 일상을 지켜봅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감정 동선을
따라가게 됩니다.

감정 동선입니다. 그들의 일상 언어를 수집합니다. 그런데 다양한 고민들이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던져지는 것만 같아요. 대한민국에서 작은 그룹으로
산다는 것, 꽤 유명해진 편이지만 여전히 확신을 갖기 힘든 위치에 있다는 것,

팀원들과의 갈등들 특히 요조와 은지의 갈등은 좀 더 깊게 그들에게 상처를 내고
맙니다.

저는 은지가 택시 기사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토로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고, 민홍과
송은지가 음악 여행을 떠나 해변을 걷는 장면, 그리고 민홍과 은지가 작업실 방에서
소주를 마시며 나누던 장면이 특히 좋았습니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게 있나 봅니다. 누군가가 이 동네에서 젤로 싫을 때가 있고,
내 자신이 그렇게 돼야 할 때도 있어요. 꿈이라는 것 때문에 주량이 늘어가고 슬픔과
원망이 늘어갈 때가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그룹들이 그렇게 그렇게 헤어지고 좌절
하겠지요. 하지만 또 일어서고요.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고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요조가 노래를 할 때 그 뒤편에서 춤을 추는 은지의 춤은
쉽게 잊혀지지가 않네요.

소규모 아카시아밴드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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